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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사냥꾼

Duena 2005. 6. 2. 16:14

지문사냥꾼

이적 저 | 웅진닷컴(단행) | 2005년 05월 | 10,000원

책소개

'피리 부는 사나이'로 등장했던 이적이 이번에는 탁월한 '이야기꾼'이 되어 나타났다. '달팽이', '왼손잡이' 등 100여 곡에 달하는 노래로 우리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상상의 숨결을 불어넣어온 이적의 판타스틱 픽션. 노래 가사에서 전해지던 그의 유머와 상상력이 열 두 편의 이야기가 되어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지문사냥꾼>에 실린 열두 편 중에 내러티브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긴 몇 편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아주 짧은 엽편 분량이다. 하지만 이적은 극도의 절제된 분량과 치밀하게 골라낸 단어만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과 분위기를 정확히 전달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 짧은 글을 통해 절제된 긴장미와 아슬아슬한 떨림, 그리고 빛나는 유머를 자랑한다. 알 듯 모를 듯 은유적으로 표현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리얼리티의 긴장감이 배가되면서 나른하면서도 몽상적인 공포감이 느껴지는 이적만의 특이한 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적

1974년생. 대중음악가. 한국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인 이적은 100여 곡에 달하는 노래를 통해 우리 대중음악에 늘 새로운 상상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다. 패닉, 카니발, 긱스, 그리고 솔로 음반에 담아 발표한, <달팽이><왼손잡이><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하늘을 달리다> 등의 노래는 음악과 가사 양 측면에서 공히 대중음악의 예술적 외연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거위의 꿈><뿔><서쪽숲> 등의 노래로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여준 그는, 새로운 이야기가 떠오를 때마다 틈틈이 글로 풀어왔다.

그의 홈페이지 <夢想笛-leejuck.com>에 공개되었던 이 글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이적의 '음악'뿐만 아니라 '글'에 매혹된 또 하나의 매니아 층을 만들어냈다. 음악을 듣고, 곡을 쓰는 일 만큼이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사랑한다는 이적은 언젠가 자신이 만든 이야기에 자신이 음악을 붙인 뮤지컬을 올리는 것이 꿈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후기

평소 공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적의 '지문사냥꾼'은 마음에 들 것이다.

12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그 중 '제불찰 씨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책의 제목으로 낙찰된 '지문사냥꾼'은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인물들의 연관성이 좀 약해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