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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Duena 2010. 8. 9. 23:45

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페데리코 두케스네 | 김현주 | 이덴슬리벨 | 2010년 07월 | 13,000원

책소개

일상의 비극에 펀치를 날리는 캄피 씨의 이야기

우울한 일상을 소심하게 비꼬는 유머

기업 변호사의 적나라한 일상과 그에게 뒤늦게 찾아온 인생에 대한 고민을 엉뚱하고 유치하게 그려낸 블랙 코미디 같은 소설로, 익명의 변호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소설 형식으로 일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야근과 블랙베리, 계약서 등 기업 변호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와 사건들에 대한 48편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직장인들이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실 때나 메신저로 수다를 떨 때 늘어놓는 뒷담화와 음담패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주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저자: 페데리코 두케스네

밀라노의 잘나가는 국제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삼십 대의 젊은 변호사. 2007년 4월 ‘불법 법률 사무소’라는 자신의 블로그(http://studioillegale.splinder.com)를 통해 작가로 데뷔했다(‘두케스네’라는 이름은 가명이다). 그는 이 블로그에 기업 전문 변호사로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야근과 계약서같이 자신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와 사건들에 대해 냉소와 유머, 애정을 담은 이야기를 올렸다. 글을 연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연일 수백만 명의 블로거들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있으며 특히 1,500명의 변호사들이 마치 숭배의 장소처럼 블로그를 찾고 있다. 현재는 이 글을 쓸 당시에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리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직업에 '사'자가 들어가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의사, 검사, 판사처럼...

변호사라는 직업도 그 중 하나이다.

생각해보니 주변에 변호사가 직업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흔하게 나오는 직업인데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변호사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법정에서 뛰어난 언변으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어쩌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직업이라 환상이 그들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일상은 우울하고 구질구질하다.'는 소개 문구가 인상적인 책 '눈물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이탈리아 현직 변호사인 저자가 쓴 책이라니 더욱 호기심이 생긴다.

서른 살의 잘 나가는 로펌 변호사 안드레아 캄피.

동료 아킬레가 결혼 생활의 문제로 로마로 돌아가게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아킬레가 맡고 있던 3 for 2 프로젝트를 그가 맡게 된 것이다.

그의 상사 주세페씨는 법률 계통에서 상당히 인지도 높은 변호사이자 로펌의 사장이다. 편하고 좋은 것은 자기가 나서고 구체적인 계획이나 안건에 관해서는 "똑똑한 안드레아가 알아서 할겁니다."라고 말하며 슬그머니 발을 빼는 참 얄미운 사람이다.

언제나 묵묵히 일하는 안드레아. 그는 회사 업무에 자신의 시간을 뺏기고 있었다. 항상 "비상사태야"와 "주세페씨가..."라는 말을 달고 살았으며 일요일에도 사무실에 나가 일을 했고 연인과 함께 떠난 휴가지에서 계약서를 작성한 그였다. 결국 크리스마스 이브에 엘레오노라는 이별을 선언하고 말았다.

책을 읽다보니 변호사도 참 피곤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거나, 전혀 상관없는 없는 일인데 오해를 받는 경우가 생긴다. 일의 시시비비를 따지고 들면 사람들의 꾸지람을 듣게 되고, 가만히 있으면 속이 터지는 상황이 된다. '원래 세상 살이가 다 그래.'라는 말로 덮기에는 참 피곤한 직장 생활이다.

에피소드 중간 중간에 '커피 한잔해'라는 짧은 코너가 있다. 직장인들이 회사 자판기 앞에 모여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며 수다를 떠는 장면인데 공감가는 얘기에 살짝 살짝 웃음이 난다.

이야기의 말미에서 안드레아는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려고한다. 그 첫번째 시작은 영국으로 에밀리를 만나러 가는 것...

책을 다 읽고보니 작가의 실제 경험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각만큼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직장인의 고달픈 일상을 잘 표현하고 있어 남자 분들은 공감을 많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