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캐서린 케첨 공저 | 정준형 역 | 도솔 | 2008년 06월 | 18,000원
책소개
1990년대 미국 사회를 들끓게 했던 충격적인 거짓 성추행 기억 사건들을 통해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허약하고, 또 얼마나 쉽게 '거짓기억'이 만들어지는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는 책이다.
거짓기억이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수많은 여성들이 어느 날 갑자기 떠올린 성추행 기억으로 아버지와 가족들을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기억 연구의 권위자이자 20세기 최고의 여성 심리학자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박사가 이 문제에 뛰어들어 거짓기억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저자 로프터스 박사는 인간의 기억 자체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기억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해서 변화하고 왜곡되며 심지어 우리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믿는 기억이 실제로는 전혀 일어난 적 없는 거짓기억일 수도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기억의 진실성을 놓고 벌어진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있었고, 심리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역인 기억 현상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20세기 심리학계의 문제작인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그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미국 UC 어바인 대학의 심리학, 범죄학, 인지과학 교수이다. 인간의 기억이 사후 정보에 의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거짓 기억 주입 실험과 목격자 증언의 신빙성 연구로 유명하다.
2004년 미국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05년 심리학 부문의 '그라베마이어 상'을 수상했다. <일반심리학리뷰(Review of General Psychology)>에 실린 '20세기 최고의 심리학자 100인' 조사에서는 여성 가운데 가장 높은 5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 캐서린 케첨
저서로『목격자 증언(Eyewitness Testimony)』(1979), 『변호를 위한 증언(Witness for the Defense)』(1991) 등이 있다.
알코올 중독과 회복의 문제를 다룬 베스트셀러 『술에 취하여(Under the influence)』등 열두 권의 책을 공동집필한 저술가이다.
후기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라는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읽어보고싶었다.
'거짓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이라는 부제때문일까?
책 속에는 심리치료를 받으러 갔던 사람들이 어린시절 부모 혹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억압에 의한 트라우마성 기억상실이 돌아온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과 외부로부터 주입된 거짓기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논쟁으로 가득하다.
내가 여자라서 그랬을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책 속의 사례들은 한가지 주제를 다룬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오히려 사실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인용한 팀 오브라이언의 소설에 등장하는 두 종류의 진실, 즉 이야기적 진실과 실제로 일어난 진실을 구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것이 이야기적 진실인지 실제로 일어난 진실인지 구분할 수 있는가?
만약 구분할 수 있다면 그 구분의 기준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 순간 혼란스러워진다.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인가?
기억이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은행이나 공공장소 등에 설치된 카메라에 녹화되어있는 영상처럼 간단히 증명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주 개인적인 것이며 아주 주관적인 것이다.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것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때 우리는 두려워한다.
그것으로 인해 누군가를 미워해야한다면 더욱 두렵다.
저자의 말처럼 외부의 영향으로 기억이 재구성될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책 속의 사례들은 극단적인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성추행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소재의 사례들을 다루었더라면 좋았을거라 생각한다.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형도 - 입 속의 검은 잎 (0) | 2008.08.11 |
---|---|
금단의 팬더 禁斷のパンダ (0) | 2008.08.05 |
월어 月漁 (0) | 2008.06.26 |
길 위의 칸타빌레: 샛길 여행자의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 (2) | 2008.06.19 |
산중일기 中... (1) | 2008.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