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따스한 햇살에 부끄러운 듯 주춤거리며 노오란 꽃잎을 내밀던 민들레는 이제 하이얀 솜털마냥 가벼워진 모습으로 서 있다.

만지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느다란 줄기와 훅하고 입김이라도 불면 사방으로 퍼져 사라져버릴 것 같은 홀씨는 보는 이로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품게한다.

지난해 미풍에 실려와지금의 자리에 뿌리를 내린 민들레는 홀씨가 되어 길다랗게 목을 빼고 자신을 데려갈 미풍을 기다린다.

오늘은 올까? 아니면 내일 오려나?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에 마음이 설레이는 홀씨는 오늘도 해시계를 보며 미풍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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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u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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