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 은행나무| 2010년 12월 | 14,500원

책소개

일본사회의 문제점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그리는 다섯 군상 이야기

웃음과 진지함이 결합된 작품을 선보이며 대표적인 일본작가로 자리매김한 오쿠다 히데오가 독특한 형태의 소설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름하여 '군상극'. 세 개의 작은 도시가 합병해서 탄생한 인구 12만의 지방 도시 유메노를 배경으로 별, 나이, 직업, 주변 환경, 가치관 등이 전혀 다른 다섯 주인공의 톱니바퀴처럼 얽혀 있는 다섯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평범하게 우울한 일상을 보내는 인물들이다. 시청 생활보호과에서 생활보조비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일하는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어떻게든 유메노를 떠나고 싶은 여고 2학년생 구보 후미에, 폭주족 출신으로, 노인들만 사는 집을 골라 누전차단기를 교체해주고 엄청난 돈을 받아 사기를 치는 세일즈맨 가토 유야, 소매치기를 잡아내는 보안 요원이자 이상한 종교에 빠져 있는 중년의 이혼녀 호리베 다에코, 그리고 어떻게든 큰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유메노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가 바로 그들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불균형적인 경제 발전으로 인해 쇠락해가는 지방 도시는 물론, 가정 폭력, 은둔형 외톨이, 사이비 신흥 종교, 정치권의 세습, 사기 세일즈 등 현대의 부조리한 사회상과 그것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오쿠다 히데오스러운 유머도 곳곳에 배치되어 웃음과 진지함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섯 군상들의 '매력적인 우울함'을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빚어내는 오쿠다 히데오식 매력을 만끽해보라.

저자: 오쿠다 히데오

1959년 일본 기후현 기후시에서 태어나 기후현립기잔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잡지 편집자, 기획자, 구성작가, 카피라이터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1997년 40살이라는 늦은 나이에『우람바나의 숲』(한국어판 서명 :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 사회의 모순과 그 틈바구니 속에서 각자의 사정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들이 그의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리뷰

<공중그네>로 유명한 오쿠다 히데오, 그러나 작가의 유명세와는 상관없이 책을 읽는 탓에 그의 많은 책들 중 내가 읽어 본 책은 <걸 Girl>과 <오! 수다> 이렇게 딱 두 권이다. 예전에는 일본 작가들의 소설이 독특해서 많이 읽었는데 몇 해 전부터 유행처럼 너무 많이 출판되어 나오는탓에 잘 안읽게 되었다. 그러다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트위터에서 책의 제목을 공모하는 투표에도 참여를 하면서 책이 발간되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만나게 된 <꿈의 도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책의 배경이 되는 곳은 유다, 메카타, 노카타 이렇게 3개의 읍이 합병되어 새롭게 탄생된 도시 유메노. 각 읍의 첫 글자를 가져온 것인데 '꿈의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합병된지 1년이 지났지만 도시는 여전히 뒤죽박죽이다.

차례 차례, 유메노의 다섯 주인공을 만나본다.

아이하라 도모노리, 그는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는 시청 사회복지사무소 공무원이다. 그래서 그의 업무는 생활보조 수급 대상자와의 실랑이로 조용할 날이 없다.

구보 후미에, 무코다고등학교 2학년으로 지난번 친구 가즈미와 도쿄 여행에서 본 도시 여고생들의 세련된 모습에 자극을 받아 도쿄 여대생이 되기위해 공부에 매진하는 17살의 평범한 소녀이다.

가토 유야, 폭주족 출신의 고등학교 중퇴자로 무코다 전기 보안센터에서 일하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누전 차단기를 비싸게 판매하는 영업 사원이다.

호리베 다에코, 두 자녀가 독립해 다른 도시로 떠나자 남편과 이혼을 했다. 경비 보안회사의 계약직으로 드림타운 지하 1층에서 근무 중이다.

야마모토 준이치, 야마모토 토지개발 사장으로 군의회 의원이던 아버지로부터 그 지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시의회 의원이다.

공통점 하나 없는 그들의 일상이 얽히고설키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쾅하고 부딪히게 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책을 읽는 나도, 책 속의 주인공들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도시가 점점 커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공허해져간다. 그리고 뻔뻔해져간다. 모든 일들은 돈과 연결되어 점점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사람들은 각박해져간다.

과연 우리가 꿈꾸었던 꿈의 도시는 어디로 간 것일까? 단순히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마음이 씁쓸하다. 유쾌하게 웃으며 고민하게 만들거라 생각했던 그의 책이 책장을 덮었는데도 결코 웃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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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u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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