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가을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술술 읽히는
책 말고, 읽다가 자꾸만 덮어지는 그런 책을 골라 읽을 것
이다. 좋은 책이란 물론 거침없이 읽히는책이다. 그러나
진짜 양서良書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구절들을
통해서 나 자신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서란
거울 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그 한 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게 하고, 안이해지려는 내 일상을 깨우쳐
준다.
그와 같은 책은 지식이나 문자로 쓰여진 게 아니라우주의 입김 같은 것에 의해 쓰여졌을 것 같다. 그런 책
을 읽을 때 우리는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울 때처럼 시
간 밖에서 온전히 쉴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무소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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